DNS의 원리와 TTL: 도메인 변경 시 전파가 느린 이유
서버 이전 후 변경된 도메인 정보가 바로 반영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DNS 작동 원리와 캐싱, 그리고 전파 시간을 결정하는 TTL(Time To Live)의 개념을 완벽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어제 서버를 옮겼는데, 왜 아직도 옛날 사이트가 보이죠?"
웹사이트 운영자나 개발자가 호스팅을 이전하거나 서버 IP를 변경했을 때 가장 많이 겪는 당혹스러운 상황이 있습니다. 분명 설정을 다 바꿨는데, 내 컴퓨터에서는 새 사이트가 뜨고 옆자리 동료의 컴퓨터에서는 여전히 옛날 사이트가 뜨는 현상입니다. 심지어 모바일에서는 접속조차 안 되기도 합니다.
이 미스터리한 현상의 범인은 바로 DNS(Domain Name System)의 작동 방식과 TTL(Time To Live)이라는 설정 때문입니다. 인터넷 주소록이 어떻게 업데이트되는지, 그리고 왜 전 세계에 퍼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지 그 원리를 알기 쉽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DNS의 기본 원리: 인터넷의 거대한 전화번호부
우리가 인터넷을 할 때 google.com이나 naver.com 같은 문자로 된 도메인 이름을 입력합니다. 하지만 컴퓨터는 숫자로 된 IP 주소(예: 192.168.1.1)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때 DNS는 우리가 입력한 도메인 주소를 컴퓨터가 이해하는 IP 주소로 변환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마치 스마트폰 전화번호부에서 친구 이름(도메인)을 검색하면 실제 전화번호(IP)를 찾아 연결해 주는 것과 같습니다. 이 변환 과정을 'DNS 조회(Lookup)'라고 합니다.
2. 속도의 비결이자 지연의 원인, 'DNS 캐시(Cache)'
만약 우리가 네이버에 접속할 때마다 전 세계 어딘가에 있는 DNS 서버에 "네이버 IP가 뭐였지?"라고 매번 물어본다면 어떻게 될까요? 인터넷 속도는 끔찍하게 느려지고, DNS 서버는 과부하로 다운될 것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컴퓨터와 네트워크 장비들은 한 번 알아낸 IP 주소를 일정 시간 동안 기억해 둡니다. 이를 DNS 캐시(DNS Cache)라고 합니다.
- 브라우저 캐시: 크롬, 사파리 등 웹 브라우저가 자체적으로 저장.
- OS 캐시: 윈도우, 맥OS 등 운영체제가 저장.
- ISP 캐시: 통신사(KT, SKT, LG U+)의 DNS 서버가 저장.
문제는 도메인 IP를 변경했을 때 발생합니다. 나는 정보를 바꿨지만, 사용자의 컴퓨터나 통신사는 여전히 "내가 기억하고 있는 옛날 주소가 맞아"라며 자신의 캐시에 저장된 옛날 IP로 접속을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변경 사항이 즉시 반영되지 않는 핵심 이유입니다.
3. 유효기간의 설정, TTL(Time To Live)
그렇다면 캐시는 언제까지 옛날 정보를 기억하고 있을까요? 이 유효기간을 결정하는 값이 바로 TTL(Time To Live)입니다.
TTL은 '데이터가 살아있는 시간'을 초(Second) 단위로 설정합니다. 도메인 관리자(네임서버)가 설정할 수 있으며, 이 시간이 지나야만 캐시가 만료되고 새로운 정보를 다시 받아옵니다.
- TTL이 3600(1시간)인 경우: 사용자가 한 번 접속하면 1시간 동안은 다시 묻지 않고 저장된 정보를 씁니다. 즉, 도메인을 변경해도 최대 1시간 동안은 변경 전 사이트로 접속될 수 있습니다.
- TTL이 86400(24시간)인 경우: 변경 사항이 반영되기까지 최대 하루가 걸립니다.
4. 도메인 전파(Propagation): 전 세계로 퍼지는 시간
도메인 정보를 변경하면 이 정보가 전 세계의 모든 네임서버에 업데이트되는 과정을 '전파(Propagation)'라고 부릅니다. 보통 짧게는 수 시간에서 길게는 48시간(2일)까지 걸린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내가 사용하는 통신사(ISP)의 DNS 서버는 업데이트되었어도, 해외 사용자가 쓰는 구글 DNS(8.8.8.8)는 아직 업데이트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각 DNS 서버마다 설정된 캐시 갱신 주기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지구 반대편까지 정보가 도달하는 데 물리적인 시간이 소요되는 것입니다.
5. 서버 이전 시 다운타임을 줄이는 꿀팁
서버 이전을 앞두고 있다면 TTL을 전략적으로 조절하여 접속 불가 시간(Downtime)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 이전 하루 전: 현재 도메인의 TTL 값을 300초(5분) 이하로 매우 짧게 줄입니다. 이렇게 하면 전 세계 DNS 서버들이 내 도메인 정보를 5분마다 갱신하게 됩니다.
- 이전 당일: DNS 레코드의 IP 주소를 새로운 서버로 변경합니다. TTL이 짧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용자가 5분 내에 새로운 IP를 받아 가게 됩니다.
- 이전 완료 후: 안정화가 확인되면 TTL 값을 다시 3600초(1시간) 이상으로 늘려 DNS 조회 부하를 줄여줍니다.
기다림은 버그가 아닙니다
도메인 변경 후 사이트가 바로 뜨지 않는 것은 오류가 아니라, 인터넷 전체의 효율성을 위해 설계된 캐싱 시스템의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TTL은 '신선도 유지 기간'과 같습니다. 너무 짧게 잡으면 서버가 힘들어하고, 너무 길게 잡으면 정보 갱신이 느려집니다. 평소에는 TTL을 넉넉하게(1시간~1일) 유지하여 안정성을 높이고, 변경 작업이 있을 때만 전략적으로 줄이는 것이 스마트한 서버 관리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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