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 아키텍처: 블록(Block), 파일(File), 객체(Object) 스토리지 완벽 비교

 데이터의 집, 어떻게 지을 것인가?

"데이터가 돈이다"라는 말은 이제 식상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정작 그 소중한 데이터를 '어디에', '어떻게' 저장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분이 고민합니다. 무작정 비싼 스토리지를 쓴다고 좋은 것이 아니며, 용도에 맞지 않는 저렴한 스토리지를 썼다가는 성능 저하로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엔터프라이즈 및 클라우드 환경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세 가지 스토리지 유형인 블록(Block), 파일(File), 객체(Object) 스토리지의 작동 원리와 장단점, 그리고 결정적인 사용 사례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블록 스토리지(Block Storage): 고성능의 속도광

가장 전통적이면서도 성능이 뛰어난 방식입니다.

작동 원리

데이터를 일정한 크기의 '블록(Block)'이라는 단위로 쪼개어 저장합니다. 각 블록은 고유한 주소를 가지고 있지만, 파일 이름이나 형식 같은 메타데이터는 없습니다. 마치 거대한 주차장에 차들이 번호표만 달고 빽빽하게 주차된 것과 같습니다. 운영체제(OS)는 이를 로컬 하드디스크처럼 인식합니다.

장점

  • 초고속 퍼포먼스: 데이터가 물리적인 주소로 직접 매핑되므로 읽기/쓰기 속도(IOPS)가 가장 빠릅니다.
  • 유연성: OS를 부팅하거나 파티션을 나누는 등 하드웨어 제어가 자유롭습니다.

단점

  • 비용: 고성능 하드웨어를 사용하므로 GB당 비용이 비쌉니다.
  • 메타데이터 부족: 데이터의 내용이 무엇인지(이미지인지, 텍스트인지) 스토리지 레벨에서는 알 수 없습니다.

추천 사용 사례

  • 데이터베이스(DB): Oracle, MySQL 등 잦은 입출력이 일어나는 미션 크리티컬 시스템
  • OS 부팅 디스크: 서버의 C드라이브, 루트 볼륨
  • 대표 서비스: AWS EBS, SAN(Storage Area Network) 스토리지


파일 스토리지(File Storage): 익숙한 정리 정돈

우리가 PC에서 흔히 보는 '폴더' 구조입니다.

작동 원리

데이터를 파일과 폴더의 계층 구조(Hierarchy)로 저장합니다. 윈도우 탐색기나 맥의 Finder를 생각하면 됩니다. 경로(Path)를 통해 데이터에 접근하며, 파일명, 생성일, 크기 등의 메타데이터를 함께 저장합니다.

장점

  • 친숙함과 공유: 사람이 이해하기 쉬운 구조이며, 여러 사용자가 네트워크를 통해 파일을 공유하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 표준 프로토콜: SMB(윈도우), NFS(리눅스) 등 표준 기술을 사용하여 호환성이 좋습니다.

단점

  • 성능 한계: 데이터가 많아져 폴더 깊이가 깊어지면 탐색 속도가 급격히 느려집니다.
  • 확장성 부족: 용량이 차면 더 큰 장비로 교체해야 하는 스케일 업(Scale-up)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추천 사용 사례

  • 사내 파일 공유 서버: 팀원 간 문서 공유, NAS(Network Attached Storage)
  • 웹 콘텐츠 저장소: 여러 웹 서버가 공유하는 이미지, 스크립트 파일
  • 대표 서비스: AWS EFS, 온프레미스 NAS


객체 스토리지(Object Storage): 무한한 확장의 바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시대를 위해 태어난 방식입니다.

작동 원리

데이터를 '객체(Object)'라는 단위로 저장하며, 계층 구조가 없는 평면(Flat) 구조입니다. 각 객체는 데이터 본체, 사용자 정의 메타데이터, 그리고 고유한 식별자(ID)로 구성됩니다. 마치 발레파킹을 맡길 때 차(데이터)를 주고 번호표(ID)를 받는 것과 같습니다. 차가 어디에 주차됐는지 알 필요 없이 번호표만 주면 차를 꺼내줍니다.

장점

  • 무한한 확장성: 페타바이트(PB)를 넘어 엑사바이트(EB) 단위까지 확장이 가능합니다.
  • 풍부한 메타데이터: 데이터에 태그를 붙여 검색과 분석이 용이합니다.
  • 비용 효율성: 대용량 데이터를 저렴하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HTTP API를 통해 인터넷 어디서든 접근 가능합니다.

단점

  • 수정 불가능: 파일의 일부만 수정할 수 없습니다. 내용이 바뀌면 객체 전체를 새로 덮어써야 하므로 잦은 수정이 일어나는 작업에는 부적합합니다.

추천 사용 사례

  • 백업 및 아카이빙: CCTV 영상, 로그 데이터, 재해 복구 데이
  • 정적 웹 호스팅: 넷플릭스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이미지 호스팅
  • 빅데이터 분석: 데이터 레이크(Data Lake) 구축
  • 대표 서비스: AWS S3, Google Cloud Storage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결국 정답은 '워크로드(Workload)'에 있습니다. 빠른 속도가 생명인 DB에는 블록, 팀원 간 협업이 중요한 문서에는 파일, 한 번 쓰고 거의 수정하지 않는 대용량 데이터에는 객체 스토리지를 선택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이 세 가지를 혼합하여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아키텍처가 대세입니다. 현재 운영 중인 서비스의 데이터 입출력 패턴을 분석해 보세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데이터들을 적절한 스토리지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비용은 줄이고 성능은 높일 수 있습니다.


댓글 쓰기

다음 이전